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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 때문에 식사 힘든 신장 질환자

by 다른별 2025. 5. 22.

노인 투석 환자 중에는 단백질 식품의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해 섭취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육류나 생선 특유의 냄새로 인해 식사를 피하고, 대신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나 간식에 의존하게 되면 단백질 부족에 따른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상담한 75세 남성 환자 역시 그런 경우였습니다. 고령에 투석 중이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어 더욱 섬세한 식사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식사는 탄수화물 위주로 매우 부족했고, 단백질은 거의 섭취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단백질 공급이 중요한 투석 환자에게 이러한 식습관은 체중 감소, 근육 소실, 저알부민혈증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해당 환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단백질 섭취를 거부하는 투석 환자에게 어떤 식사 전략이 필요한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수치로 드러난 신장 질환자의 영양 문제

이 환자는 75세 남성으로, 키 176cm에 몸무게는 53kg으로 매우 마른 편입니다. 표준체중은 68.1kg이며, PIBW는 77.8%로 저체중에 해당합니다. 투석을 받는 중이며, 당뇨병도 함께 진단된 상태입니다. 입원 계기는 늑막염이었으며, 그로 인해 영양 상태가 더 악화되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에서도 영양 불량을 의심할 수 있는 지표들이 확인됩니다. 알부민 수치는 1.9g/dL로 심각한 저알부민혈증을 보이며, TLC(총 림프구 수)는 739.8로 면역 기능도 저하된 상태입니다. 또한 Hb 10.6g/dL, Hct 31%로 빈혈이 있고, 당화혈색소(HbA1c)는 9.4%, 공복혈당 254mg/dL, 식후 2시간 혈당은 404mg/dL로 혈당 조절도 매우 불량합니다. BUN은 50mg/dL, 크레아티닌은 10mg/dL로 투석이 필요한 상태임을 잘 보여줍니다.

식습관 역시 문제입니다. 밥 양이 적고, 육류나 생선은 비린내나 누린내 때문에 거의 섭취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섭취하는 간식은 떡, 양갱, 식빵, 국수, 음료수 등 대부분 탄수화물 위주의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식품들을 섭취하고 계셨습니다. 유당불내증도 있어 우유나 유제품 섭취도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근육량 감소와 감염 위험 증가, 회복 지연이 불가피합니다.

냄새 민감성을 고려한 단백질 조리법과 재료 선택

투석 환자, 특히 고령 환자들은 육류나 생선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단백질 섭취를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냄새는 식욕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냄새를 최소화하는 조리법과 적절한 재료 선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육류와 생선을 조리할 때는 마늘, 생강, 된장, 커리 등 냄새를 중화하거나 감춰주는 향신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향신료는 단백질 식품의 냄새를 줄여주고, 환자가 더 편안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고기보다는 두부, 계란, 닭가슴살처럼 냄새가 덜 나는 단백질원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생선도 냄새가 강한 고등어 대신 흰 살 생선을 선택하고, 찜, 수육, 전과 같이 냄새가 덜 나는 조리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조리법과 재료 선택에 신경 쓰면 환자의 식사 거부감을 줄이고, 꾸준한 단백질 섭취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유당불내증이 있는 환자는 우유나 일반 유제품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락토프리 우유나 두유 기반 보충제를 활용해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세심한 배려와 조리법 개선이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에 큰 도움을 줍니다.

환자분에게 상담하다가 샘플로 락토프리 우유를 드렸더니, 섭취해보시고는 이런 것이 있는 줄 몰랐다며 속이 불편하지 않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또한 집에서 고기나 생선을 먹으려고 해 보겠지만, 그것조차 잘 안되면 두부나 계란, 콩 등이라도 자주 섭취하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환자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환경 개선

단백질 섭취 문제는 환자 혼자서만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가족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가족은 환자가 거부감을 느끼는 냄새를 줄일 수 있도록 조리법을 함께 익히고, 환자가 먹기 편한 형태로 음식을 준비하는 데 신경 써야 합니다.

또한, 식사는 하루에 한두 번 몰아서 먹기보다는 소량씩 여러 번 나누어 제공하는 것이 흡수를 돕고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환자가 식사 시간에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식사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 전후에 환기를 충분히 하고,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식기를 통해 기분을 새롭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더불어 가족은 환자의 식욕과 기분 변화를 세심히 관찰하며 긍정적이고 격려하는 대화를 통해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필요 시 영양사와 상담해 맞춤형 식단을 준비하고, 단백질 보충 음료 같은 대체 식품을 함께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처럼 환자와 가족이 함께 노력하면, 단백질 섭취가 개선되고 전반적인 영양 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탄수화물 간식의 함정, 혈당과 영양불균형

당뇨병이 있는 투석 환자가 떡, 양갱, 식빵, 국수, 음료수 등 단순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자주 섭취하면 혈당이 쉽게 올라가 HbA1c 수치가 높아집니다. 이번 환자 역시 2시간 식후 혈당이 400mg/dL를 넘고, 당화혈색소도 9.4%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고혈당 상태가 단순히 당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혈액투석 환자의 전반적인 예후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높은 혈당은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감염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이 환자처럼 이미 저알부민(1.9g/dL)과 저면역(TLC 739.8) 상태인 경우, 고혈당까지 겹치면 상처 회복도 느려지고 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혈당이 높아질수록 체내 수분이 증가하고, 이는 체액 과부하와 고혈압을 유발해 투석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혈당이 높으면 투석 효과도 떨어지고, 전신 상태도 악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당장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간식이 오히려 전반적인 영양 상태를 망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간식은 영양 보충을 위한 목적에 맞게 저당분 고단백 위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며, 음료 또한 당분 없는 물이나 이온 음료, 영양 강화 음료 등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입원하면서 식사조절을 한 결과, 매끼니마다 단백질을 섭취하니깐 포만감이 더 생기면서 간식을 섭취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집에 가서도 식사 시에 삶은 달걀이나, 간식 시에는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해서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 섭취를 하지 않고도 허기지지 않겠다며 좋아하셨습니다.

결론

단백질 섭취는 투석 환자의 건강 유지와 합병증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특히 냄새에 민감한 고령 환자의 경우, 단백질 식품의 특유 냄새 때문에 식사 거부감이 심해 영양 불균형과 체중 감소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냄새를 최소화하는 조리법과 냄새가 적은 단백질원 선택이 중요하며, 유당불내증 등 개별 상황에 맞는 대체 식품 활용도 필요합니다.

더불어 환자 혼자서 식사 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우므로 가족과 의료진의 체계적인 협력과 심리적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식사 환경 개선, 소량 다식, 긍정적인 대화 등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함께 적용할 때 단백질 섭취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를 동반한 투석 환자에서는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전반적인 예후를 악화시키므로, 저당 고단백 간식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결국, 맞춤형 식사 전략과 가족의 적극적 지원, 의료진과의 협력이 조화를 이루어야 투석 환자의 영양 상태가 개선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환자의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핵심적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