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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함께 먹는 투석 환자의 외식 방법

by 다른별 2025. 4. 30.

외식 사진

가족 외식은 즐거운 시간이지만, 투석 환자에게는 고민이 많은 자리입니다. '엄마가 있으니깐 그냥 집에서 먹자'라는 가족의 말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나는 그냥 안 먹을게. 다같이 맛있게 먹고 와' 하며 본인만 빠지는 환자도 적지 않습니다. 상담 중에도 "가족이 외식하는 날은 그냥 혼자 집에 있는게 마음이 편하다"라는 말을 들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환자의 영양 상태에도 좋지 않고, 가족과의 정서적 거리도 생깁니다.

이 글은 단순히 제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함께 먹을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제한이 있어도 외식 자리에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있습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과 나눴던 이야기, 추천했던 식사법, 환자와 가족이 모두 만족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팁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냥 안 먹겠다'는 마음 뒤에 숨은 미안함과 외로움

상담 중 환자들이 자주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나의 투석 식단 때문에 외식 못 하게 되는 게 너무 미안해요." 가족들이 환자 한 명을 위해 메뉴를 바꾸거나 외식을 포기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본인만 집에 남거나, 자리에서는 거의 먹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장기적으로 볼 때 영양 부족과 정서적 고립이라는 이중의 위험을 낳습니다.

실제로 한 70대 남성 환자분은 가족 외식 자리에서 빠지고 늘 혼자 집에서 차려드시는 날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어쩌다가 가끔 동행하게 되면 흰 밥만 소량 먹고 왔다고 하셨습니다. 가족이 다 같이 외식하는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즐겁지가 않았고, 식사 의욕도 점점 없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상담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미리 정해서 가족과 공유하자'는 제안을 드렸고 환자분의 기호도를 참조하여 백반집에서 먹기로 정하고 외식을 다녀오셨습니다. 다음번 상담 시간에 "가족과 같이 앉아서 밖에서 밥을 먹는 게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안 먹는 것'보다 '어떻게 먹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훨씬 건강한 접근입니다.

외식에서도 가능한 식사 조합

실제로 외식 시 추천드렸던 식사 조합 중 환자 반응이 좋았던 예들을 공유드리겠습니다.

뷔페에서는 '불판 음식 피하고, 삶거나 구운 단백질 위주로, 국물 음식은 건더기만 소량, 샐러드 소스는 제외'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한 중년 여성 환자분은 뷔페에서 닭가슴살 구이 + 양상추, 오이, 양배추 등 생채소 샐러드+ 밥 반 공기에 수박 한 조각을 드셨습니다. 또한 당뇨가 없으신 분이여서 과일젤리도 한조각 소량 드셨습니다. 그러고는 "이 정도면 진짜 외식 느낌 나요. 나도 결혼식에 참석하여 다른사람들과 함께 뷔페를 먹을 수 있는거군요!" 라고 기뻐하셨습니다.

또 다른 분에게는 백반집에서 된장찌개에서 두부 건더기 + 콩나물이나 숙주나물 같은 데친 나물류 두세 가지 + 고등어구이 한 조각 + 흰밥 반 공기 조합을 제안했고, 그 분도 "가족들이랑 똑같이 상차림 받아서 좋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요한 건 '피해야 할 음식'이 아니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입니다. 한 끼 외식이 다음 날 식단 전체를 무너뜨릴 정도로 과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입니다. 외식 전후 식사량 조절하여 하루 영양소 균형은 맞춰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맞춤형 조합은 환자에게도, 가족에게도 만족감을 줍니다.

투석 환자를 위한 외식 사전 계획 팁

가족 외식 전에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사전 계획'입니다. 먹기 전 5분이 식사 질을 바꿉니다.

메뉴가 정해지지 않은 외식 자리는 당황하거나 제대로 먹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뷔페처럼 선택지가 많은 경우, 접시에 음식을 담다 보면 어느새 단백질, 나트륨, 수분 섭취가 과해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외식 전 메뉴 시뮬레이션'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한 60대 환자분에게는 '뷔페에 가면 삶은 고기류나 닭가슴살, 계란, 버섯볶음, 데친 브로콜리, 양배추, 오이, 당근과 같은 칼륨이 작은 야채(샐러드소스 없이), 흰밥이나 흰빵 같은 걸 중심으로 접시에 먼저 담아보자'고 안내했습니다. 실제로 예상을 한 뒤라 실행하기가 쉬웠고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또 하나의 팁은 '국물 음식은 건더기만 덜어 먹기', '샐러드 소스는 빼고 요청하기', '음료 대신 미지근한 물 한 잔' 등 작은 행동 수칙입니다. 이런 팁을 외식 전에 미리 가족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 혼자 조심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모두가 자연스럽게 도와줄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또한, 물을 덜 마시기 위해 '무의식중에 섭취하는 밥 섭취 후 국물 한 숟가락 먹는 습관을 줄이는 연습' 을 하는 것도 사전에 해보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또 하나의 팁으로는 외식 후 다음날이 투석 예정인 경우, 조금 더 유연하게 식사가 가능합니다.

외식이 오히려 '좋은 식사 자극'이 된 사례

외식을 항상 피해야만 하는 위험 요소로 보진 않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외식 경험이 식사 의욕을 끌어올린 환자 사례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70대 여성 환자분은 입맛이 없고 늘 밥을 남기시던 분이라 영양불량이 걱정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딸과 함께 간 백반집에서 양념장을 빼고 비벼 먹을 수 있는 나물 반찬과 계란찜을 곁들여 식사하면서 "밖에서 먹으니 기분이 달라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날은 평소보다 다양하게 많이 드셨고, 행복함까지 느꼈습니다. 앞으로 종종 외식을 할 날을 기다리며 평소에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겠다라는 다짐도 하셨습니다.

또 다른 60대 남성 환자분은 매번 집밥만 먹다 지루함을 느끼셨는데, 제가 추천한 소량의 샤브샤브 고기 + 데친 채소 + 밥 반 공기 조합을 식당에서 따라 하신 뒤 "이렇게 먹는 것도 식단 안에서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라고 하셨습니다.

가족 외식은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정서적인 안정감, 가족과의 유대감, 그리고 식사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함께 만들어주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작정 외식하는 것은 조심해야 하지만, '잘 준비된 외식'은 오히려 식욕과 식사 태도 개선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외식, 피할 일이 아니라 함께 준비해야 할 일

투석 환자의 외식은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 정서적 안정, 식사 의욕 등 여러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물론 무계획적인 외식은 위험할 수 있지만, 환자의 상태에 맞춘 메뉴 선정과 사전 조율을 통해 충분히 건강한 외식도 가능합니다.

가족들이 지나치게 배려하다 외식을 꺼리는 상황보다, 오히려 함께 준비하고 조심하며 외식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가끔하는 외식은 환자에게 행복감을 주면서 오히려 투석 식습관을 오래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 글이 '나는 어떤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가족분들과 행복이 가득찬 시간을 보내는 것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