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다양한 제철 식재료들이 풍성해집니다. 하지만 혈액투석 환자들은 식단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마음껏 즐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칼륨과 인의 섭취를 조절해야 하므로 신선한 채소나 과일도 무작정 먹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제철음식을 포기하기에는 그 안에 함유된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액투석 환자에게도 적절한 제철음식 섭취는 영양 보충과 면역력 강화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 흔히 나는 식재료 중 일부는 칼륨 함량이 낮고, 체내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투석 중 소실되기 쉬운 단백질과 미네랄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도 있습니다.
임상 경험에 따르면, 식사 전 특정 방법으로 조리하거나 손질하면 투석 환자도 안전하게 제철음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 제철 채소인 애호박은 칼륨이 많지만, 물에 1시간 이상 담가두고 데치면 칼륨이 상당 부분 제거됩니다. 이렇게 조리법을 조정하면 혈액투석 환자도 제철의 신선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철 대표적인 제철음식을 중심으로 혈액투석 환자가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겠습니다.
1. 여름 수분 보충에 좋은 오이, 제대로 먹는 법
여름철 대표적인 제철 채소 중 하나가 오이입니다. 오이는 수분 함량이 90% 이상일만큼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더위로 인한 수분 손실을 보충하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혈액투석 환자는 수분 조절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오이를 무작정 많이 섭취할 수는 없습니다.
외래에서 만난 65세 남성 환자는 여름철 갈증 해소를 위해 물 대신 오이를 자주 섭취했습니다. 오이는 칼륨이 비교적 낮은 식재료에 해당하지만 수분이 많은 식재료다 보니 체내 수분 과다로 인해 투석 전 부종이 악화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오이를 먹을 때는 양 조절이 중요합니다. 하루 섭취량을 반 개 이하로 제한하고, 칼륨이 낮은 식재료라 하더라도 생으로 섭취하기보다는 가볍게 데쳐서 나물 형태로 먹으면 칼륨 흡수가 줄어듭니다.
오이 자체는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도 도움이 되므로, 적절한 손질과 섭취량만 지킨다면 혈액투석 환자도 여름철 수분 보충을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이를 냉채 형태로 만들어 식전에 조금씩 섭취하면 식욕을 돋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칼륨 걱정 없는 제철 식재료 애호박
여름철 제철 채소 중 또 하나의 주인공은 애호박입니다. 애호박은 칼로리가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혈당 조절에도 유리한 식품입니다. 칼륨 함량은 중간정도이고, 애호박은 볶거나 데쳐서 먹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적절히 손질하신다면 맛있게 섭취하기 좋습니다.
실제 임상 경험으로, 70대 여성 환자는 혈액투석으로 인해 입맛이 없고, 소화도 잘 안된다며 식사섭취가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부드러운 식재료들과 부드럽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말씀드리고 추가로 여름철이라 애호박이 많이 나오던 때라서 추천해 드렸습니다. 먼저 조리 전 애호박을 얇게 썰어 찬물에 1시간 이상 담가두고, 데친 후 섭취하도록 설명드렸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애호박은 나물이나 볶음 형태로 즐길 수 있으며, 칼륨도 더 낮아져서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애호박을 요리할 때는 감자나 당근처럼 칼륨이 높은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기보다는, 양파나 버섯처럼 칼륨 함량이 낮은 채소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애호박전으로 조리하면 기름에 조리되면서 칼륨이 일부 제거되어 맛있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혈액투석 환자들이 대부분 섭취량이 작아서 열량을 많이 섭취하지 못하는데, 기름으로 인해 열량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여름철 신선한 제철 채소를 안전하게 즐기면서도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3.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는 가지의 활용법
여름철 제철 채소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지'입니다. 가지는 수분 함량이 높고 칼로리가 낮아 여름철 수분 보충에 효과적입니다. 또한, 보라색 껍질을 보아 알 수 있듯이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하여 염증 완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가지도 애호박과 같이 칼륨 함량이 중간정도 됩니다.
병원에 입원하던 60대 여성 환자는 환자 라운딩을 돌던 저에게 여름이니 제철식재료인 가지반찬을 자주 해달라고 요청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칼륨은 중간정도 가지고 있지만 더욱 줄이기 위해서는 가지를 얇게 썰어 찬물에 1시간 이상 담가 두고 나서 데쳐서 조리하면 더욱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가지나물이나 가지볶음처럼 열을 가해 조리하면 칼륨이 일부 손실되므로, 혈액투석 환자에게 더욱 적합합니다. 또한, 가지를 구워서 무침으로 만들면 특유의 식감이 살아나면서도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식초와 설탕을 넣은 새콤달콤한 가지무침을 곁들이면 식사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가지는 저칼로리이면서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도 유리한 식재료입니다.
4. 식욕을 돋우는 고등어의 건강한 조리법
여름이 되면 고등어의 살이 더욱 통통하게 오르고, DHA와 오메가-3가 풍부해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러나 혈액투석 환자는 단백질을 보충하면서도 인과 나트륨 섭취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조리 방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혈액투석실에서 만난 70대 남성 환자는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서 여름철 고등어구이를 자주 섭취했습니다. 고기보다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고, 소화되기에도 편리해서 매일 1끼엔 고등어구이를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혈액검사에서 나트륨과 인 수치가 조금 상승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염분이 제거되지 않는 구이보다는 물에 담가서 조리하는 조림이나 찜 형태로 조리하도록 권장했습니다. 특히, 고등어를 조리하기 전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표면의 염분이 제거되고, 조림 시 무와 양파를 곁들여 나트륨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단, 인은 조리법만으로는 제거되지 않으므로, 매일 섭취하기보다는 주 2~3회로 섭취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등어를 조리할 때는 간장 대신 저염 간장을 사용하고, 소금간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요리를 마치고 식사를 하기 전에 소량 넣는 것이 소금양도 줄이고, 더 짠맛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고등어의 풍부한 오메가-3는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주므로, 조리 방법만 잘 조정하면 혈액투석 환자도 여름철 영양 보충이 가능합니다. 덧붙여, 생강이나 마늘을 함께 넣어 조리하면 비린 맛이 잡히고, 식욕을 돋우는 효과도 있습니다.
5. 안전하게 즐기는 참외와 복숭아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로 참외와 복숭아가 있습니다. 달콤하고 시원한 맛 덕분에 많은 사람이 즐겨 찾지만, 혈액투석 환자는 과일 섭취에서도 칼륨과 수분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에 섭취량에 신경 써야 합니다. 하지만 참외와 복숭아는 상대적으로 칼륨 함량이 낮아, 적절히 섭취하면 오히려 신선한 영양 보충이 가능합니다.
병원 입원실에서 만난 68세 남성 환자는 항상 혈액투석식의 간식으로 나오는 복숭아 통조림 말고 여름인데 진짜 복숭아를 주면 어떻냐고 질문 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때만 가끔 복숭아를 하루 반 개 정도로 소량 제공한 적이 있습니다. 또한 제공 시에 과육을 얇게 슬라이스 하여 제공하고, 제공한 양을 나눠서 섭취하여 칼륨 과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다른 여름철 제철과일 참외는 1/4개 이하로 나누어 먹도록 권장했습니다.
또한 과일을 물에 데친 뒤 갈아서 만든 과일 퓌레를 활용하면 칼륨을 줄이면서도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얼음을 넣어 셔벗 형태로 만들면 더운 여름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과일을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한 조리와 양 조절만 잘 지킨다면, 여름철 대표 과일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과일 섭취 후, 신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론: 제철음식, 혈액투석 환자에게도 풍성한 여름을 선물합니다
여름철 신선한 제철음식은 혈액투석 환자에게도 풍부한 영양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칼륨, 인, 나트륨 조절이 필수적인 환자들에게 무작정 신선한 음식만을 권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손질과 조리 방법을 통해 영양소는 살리고, 체내 부담은 줄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이, 애호박, 가지와 같은 여름 채소는 물에 담가 칼륨을 제거한 뒤 섭취하고, 고등어와 같은 생선은 구이보다는 찜이나 조림 형태로 조리하면 안전하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외와 복숭아 같은 여름 과일도 적절한 양을 지켜가며 섭취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경험한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신선한 여름 제철음식을 잘 활용하면 혈액투석 환자도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 개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식사 관리와 조리법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식사의 즐거움과 영양소 섭취를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