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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영양사가 알려주는 혈액투석식 실패 이유

by 다른별 2025. 4. 18.

'실패를 성공으로' 사진

혈액투석 환자의 식이관리는 단순한 식단 조절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식사를 통해 축적되는 나트륨, 칼륨, 인, 수분은 투석으로 배출되지 않는 이상 체내에 축적되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의 질에도 직결됩니다.

그러나 실제 병원 현장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에는 '열심히 조절했다'라고 말하면서도 반복되는 식사 실수로 인해 혈중 수치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본 글에서는 임상영양사로서 상담 현장에서 자주 접했던 혈액투석 환자들의 식단 실패 유형을 중심으로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유 1 : 제한식품을 아예 끊는 극단적 식단

혈액투석 식단에 대한 부담이 큰 일부 환자들은 금지 식품을 전면적으로 끊는 방식을 택합니다. 예를 들어 '고기 먹으면 칼륨 올라가니까 안 먹는다', '모든 채소는 위험하니까 피한다'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단백질 섭취 부족, 비타민 결핍 등으로 이어져 근육 감소, 피로, 식욕 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 한 60대 여성 환자는 3개월간 육류를 끊고 두부로만 단백질을 보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혈청 알부민 수치가 저하되어 저 영양 위험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래서 의사로부터 영양보충을 위한 영양상담이 의뢰된 분이 있었습니다.

제한이 필요한 식품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조리법과 양 조절을 통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오래 지속되기 힘듭니다. 혼자 하기 힘들다면 이를 위해 영양사의 세부 상담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유 2: 과일 섭취의 실패

혈액투석 환자에게 칼륨 조절은 생명과도 직결된 중요한 관리 항목입니다. 그러나 '과일은 천연이라 괜찮다'는 인식 때문에 섭취량 조절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바나나, 키위, 오렌지, 감자와 같은 고칼륨 식품을 매일 섭취하거나, 생즙 형태로 섭취하는 경우, 급격한 고칼륨혈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고칼륨혈증은 근력 저하나 피로감, 구역질, 구토, 심장박동 이상(부정맥)이 있을 수 있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실제 외래 환자 중 한 분은 매일 아침 건강을 챙기기 위해 착즙 주스를 마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혈액검사를 해보니 칼륨 수치가 기준치를 2배 이상 초과해 즉시 식단 중단 지시를 내렸습니다. 과일은 일주일에 2~3회, 삶아서 물을 버리는 형태로 섭취하거나, 낮은 칼륨 함량의 품목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당뇨가 없다면 통조림 형식으로 된 과일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유 3: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는 오해

물은 생명 유지에 필수지만,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투석 환자에게는 하루 수분 섭취량이 제한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좋은 물이니까 많이 마셔야지'라는 생각으로 과잉 수분을 섭취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수분을 과잉 섭취하게 되면 혈압 불안정, 부종,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투석 효율이 감소되기도 하고 투석 중 저혈압으로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특히 고령 환자들은 갈증을 해소하려고 국물, 수분 많은 과일, 얼음 등을 무의식적으로 섭취하면서 하루 2~3kg의 체중 증가를 보이기도 합니다. 수분 제한은 단순히 '물만 적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음식 전반에서의 수분 함량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분의 섭취는 소변량 + 500-700ml 정도가 권장되지만,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유 4: 인 함량이 높은 음식은 감춰진 실패 요인 중 하나

칼슘과 인은 상호작용을 하며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인 배출 기능이 저하되어 고인혈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인이 많다고 알려진 고단백 식품 외에도, 가공치즈, 인스턴트 라면, 탄산음료, 가공육(소시지, 햄), 통조림,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한 제과류, 냉동식품, 즉석식품등의 인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식품성분표에 '인'이라고 적혀 있기보다 '인산염', '폴리인산염', 등으로 작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 고인혈증의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뼈 질환 발생, 심혈관계 위험 증가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한 남성 환자는 간편한 도시락 식사와 제과류를 자주 섭취하면서도 '고기 양은 줄였는데 왜 수치가 높죠?'라고 문의했습니다. 이처럼 식품성분표를 보지 않거나, '인'이 숨어있는 식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경우 쉽게 실패로 이어집니다. 식품성분표를 통해 인이 많은 식품을 구별하고, 식사 직후 복용하는 인 결합제를 정확히 챙기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결론

혈액투석 환자의 식단 관리는 단순한 식품 제한이 아니라, 신체 상태에 맞춘 섬세한 조절과 지속적인 피드백이 요구되는 복합적 과정입니다. 임상영양사로서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식단 실패는 무지보다는 '잘못된 확신'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실패 유형을 사전에 인식하고,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식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입니다. 꾸준한 실천과 교육을 통해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투석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