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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없는 고령의 투석환자 - 식사섭취 독려법

by 다른별 2025. 4. 24.

고령의 투석환자 식사

투석치료를 받는 고령자 중에서는 식사 자체를 '귀찮은 일'로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경우, 식사 준비의 번거로움, 입맛 저하, 조리 환경의 제약, 우울감 등으로 인해 식사를 자주 건너뛰는 상황이 생기기 쉽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아침 식사를 건너뛰고, 점심도 간단히 때우고, 저녁 한 끼만 드시는 사례도 많습니다.

하지만 투석환자에게 식사량 감소는 체중 감소, 근육 소실, 영양불량의 지름길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더 먹으세요'라고 권유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식사 자체를 '하기 쉬운 행동'으로 바꾸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식사는 곧 치료라는 인식 아래, 행동을 실천할 수 있게 만드는 실전 팁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이유입니다.

식사를 부르는 환경 만들기

고령자들은 식욕을 자극하는 내부 신호가 약해져 배고픔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냄새와 맛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우울감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식사를 외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하지만 향은 식욕을 자극하는 외부 자극 중에서도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된장국이나 미역국을 끓일 때의 구수한 냄새, 참기름, 들기름에 무친 나물에서 올라오는 향,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짓는 냄새 등은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하여 식욕을 돋우는 데 도움을 줍니다. 실제 병원에서도 고령 환자분이 아침에 국 끓는 냄새가 나면 더 잘 드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미리 지어둔 밥보다는 따끈하게 방금 지은 밥의 냄새가 식사 행동을 유도하는 데 유리합니다. 식사 전에 뚜껑을 열어 향을 먼저 맡게 하거나, 참깨나 들깨가루를 살짝 볶아 향을 확산시키는 등의 연출도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향은 고령자의 식사 행동을 유도하는 데 있어 중요한 ‘행동 개입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식사 준비 전, 환자 주변에 음식 향을 자연스럽게 전달해 보시길 바랍니다.

플레이팅의 힘을 빌리세요

고령자가 혼자 식사할 경우, 식사에 집중하기보다는 대충 해결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투석환자에게 매우 위험한 식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식사라는 행위를 좀 더 ‘즐기고 싶은 일’로 느끼게 해주는 방법이 바로 플레이팅입니다. 식탁 위에 음식을 예쁘게 플레이팅 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양한 색감의 반찬을 구분감 있게 배치하고, 음식을 한눈에 보기 좋게 담으면 식사 의욕이 생기고 섭취량도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반찬그릇 색깔이나 위치만 바꿔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시력이 떨어진 어르신의 경우, 흰 그릇에 흰 밥만 덩그러니 담기보다, 선명한 경계가 있는 식판이나 색상 대비가 강한 그릇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전통 그릇이나 예쁜 쟁반 등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소분 포장한 반찬을 여러 개 꺼내 색다르게 플레이팅하면 ‘오늘은 뭘 먹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깁니다.

음식의 온도, 색감, 형태가 시각적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오히려 맛보다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을 먼저 끌어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리듬 있는 식사시간, 생활의 중심이 됩니다

식사 시간은 단순히 영양 섭취의 목적을 넘어, 하루의 리듬을 만드는 중요한 생활 루틴입니다. 고령 투석환자 중에서는 활동량이 줄고 외출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아, 식사 외에는 특별한 일과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수록 입맛은 더 없고, 에너지 쓰이는 일이 없으니 배고픔도 없습니다. 소화도 잘 안되는 것 같고, 치아도 좋지 않아 뭘 씹어먹는 것이 힘들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식사 시간은 '정해진 시간에 반드시 하는 일'로 고정되어야 합니다. 식사 시간을 고정해두면 생체리듬이 안정되고, 다음 식사까지의 준비와 기대가 생기면서 식사 행동에 대한 참여도도 높아집니다.

특히 투석일 전후로는 피로감이 심해 식사를 거르기 쉬운데, 이때 식사 시간을 지켜주는 것이 저영양을 방지하는 핵심입니다. 식사 시간 전 간단한 산책, 좋아하는 방송 시청 후 식사하기, 특정 음악 틀어두기, 등의 의식화된 습관은 식사를 위한 마음 준비를 도와줍니다.

소량씩 자주 먹기, 영양가 높은 간식 준비하기, 맛이 좋고 먹기 쉬운 음식 제공하기, 가능하면 식사 시간에 가족이나 간병인이 함께하기 등의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식사는 일상이자 치료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아야 투석환자의 영양 상태도 꾸준히 유지될 수 있습니다.

고령 환자를 위한 음식 소분 포장과 준비

고령 투석환자는 조리를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고, 특히 매 끼니 반찬을 준비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낍니다.

이런 경우 '미리 준비된 소분 반찬'은 매우 유용한 전략이 됩니다. 반찬을 하루 분량씩 나눠 소분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 두면, 식사 때마다 번거롭지 않게 꺼내 쓸 수 있어 식사 거르는 빈도도 줄어듭니다.

또한 국 종류는 한 번에 끓여 2~3끼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용기에 담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때 사용되는 용기는 한 손으로 열고 닫기 쉬운 밀폐용기나 반찬 전용 트레이가 좋으며,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울 수 있는 재질이라면 더욱 편리합니다.

경제적인 부담도 고려해야 하므로, 가정 내에서 흔히 쓰는 재료 '두부, 계란, 묵, 들깨, 무나물 등'을 활용해 다양한 단백질 반찬을 준비하면 비용과 영양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직접 조리가 어려운 분에게는 복지관 도시락, 방문 식사서비스 등도 함께 안내하여 식사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론

고령 투석환자의 식사는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닌, 치료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특히 혼자 식사하는 환경, 기력 저하, 우울감 등 다양한 요인이 식사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한 영양소 권장량 안내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을 정해 생활의 중심 루틴으로 삼고, 먹고 싶은 음식을 향기와 플레이팅으로 유도하며, 준비 과정을 단순화하는 실천 전략들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임상영양사로서 식사섭취의 어려움을 겪는 투석환자에게 영양섭취를 잘할 수 있도록 극복법 찾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도 환자의 환경에 맞는 실질적인 식사 전략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