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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과 어지럼증 식단 조절

by 다른별 2025. 5. 21.

투석환자가 메니에르 질환도 가지고 있는 사진

혈액투석을 받고 있던 56세 여성 환자가 최근 메니에르병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어지럼증과 무기력함, 입맛 저하까지 겹치며 식사량은 줄고 체중도 3kg 이상 감소한 상태였습니다. 환자분은 입원 중 병원 식사를 통해 저염식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은 있었고 지킨다고 생각하며 본인의 식습관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셨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해보니 집에서는 고구마와 과일 섭취가 많았고, 가공식품이나 달달한 간식을 자주 찾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혈액투석 환자와 메니에르병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식이조절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환자에게 실제로 어떤 식사 지도를 했는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특히 저염식과 수분 제한, 칼륨 조절이라는 핵심 포인트를 중심으로, 현실적인 식단 유지 방법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체중 감소와 어지럼증, 식사에서 찾은 원인

이 환자는 56세 여성으로, 키 163cm에 체중은 60kg입니다. 표준체중(IBW)은 약 55.8kg으로, 현재는 PIBW 107.5% 수준입니다. 그러나 최근 1개월 사이 체중이 3kg 정도 감소했으며, 이는 전체 체중의 약 4.8%로 영양불량의 초기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식욕은 거의 없으며, 힘이 없고 단 음식이 자주 당긴다고 하였습니다. 현재 밥은 거의 먹지 않고 대신 고구마를 주식처럼 먹고 있으며, 간식으로 과일을 자주 섭취하고 있습니다. 간은 되도록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알고보니 매일 양배추나 김에 싸서 간장에 찍어 먹거나, 연두부를 간장에 찍어 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반찬들이나 국을 섭취하고 있으니 허용량보다 많은 염분을 섭취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구마와 일부 과일(토마토 등)에 칼륨이 많은데 섭취량이 과하게 많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혈액투석 환자에게는 칼륨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고칼륨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심장 부정맥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메니에르병 역시 나트륨 섭취를 줄여야 하는 질환으로, 두 질환 모두 철저한 저염식과 수분 제한, 고칼륨 식품 조절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환자는 병원 생활 중 저염식에 대한 기본 개념은 익혔지만, 가정에서는 여전히 적응이 어려워 식이조절에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식욕저하와 질환에 대한 지식 부족, 그리고 현실적인 식사 불균형이 겹쳐지면, 영양 상태는 더 빠르게 나빠질 수 있습니다.

혈액투석과 메니에르는 왜 저염식이 필수인가

혈액투석 환자와 메니에르병 환자 모두에게 ‘저염식’은 치료의 핵심 원칙입니다. 두 질환 모두 체내 나트륨 조절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나트륨의 축적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혈액투석 환자는 신장 기능이 거의 없어 나트륨 배출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음식을 통해 과도한 염분이 섭취되면 체내 수분이 함께 축적되고, 이는 혈압 상승과 부종, 호흡 곤란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투석을 하더라도 체내에 남은 나트륨이 많으면 전해질 불균형과 심혈관계 부담이 지속되기 때문에 식이에서 나트륨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메니에르병 역시 저염식이 중요합니다. 이 질환은 내림프액의 압력 이상으로 발생하며,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내림프액의 체액 균형이 깨져 어지럼증, 이명, 청력 저하 같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저염식은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증상 재발을 줄이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식사요법입니다.

두 질환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염분을 줄여야 하며, 국물류, 젓갈, 절임류, 인스턴트 식품, 외식 등 나트륨이 많은 식품을 피하고, 조리 시에도 밑간보다는 겉간, 양념보다는 식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입맛을 살리기 위해 신맛이나 단맛, 고소한 맛을 활용해 적응을 도와야 장기적으로 실천 가능한 저염식이 됩니다.

환자분에는 이미 저염식을 하시고 계시다 하셨지만, 조금 더 개선할 방향을 알려드리니, 할 수 있겠다는 의지를 많이 보이셨습니다.

가공식품 속 인의 신장 건강 위협

혈액투석 환자가 가공식품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인(phosphorus)’의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인은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과잉 섭취 시 오히려 해롭습니다.

정상 신장은 인을 소변으로 배출할 수 있지만, 투석 환자는 그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혈중 인 수치가 쉽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며 골다공증이 심해지고, 혈관과 연조직에 석회화가 일어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햄, 소시지, 어묵, 인스턴트 식품, 가공 치즈, 컵라면, 제과류 등 가공식품 대부분에 인이 다량 첨가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식품첨가물 형태의 인은 흡수율이 80~90%로 매우 높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으면 아무리 식사량이 적더라도 혈중 인 수치는 빠르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환자분처럼 식욕이 없다고 단 음식이나 가공된 식품에 의존하는 경우, 식사는 작게 해도 인은 과다하게 섭취하는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가공식품은 반드시 제한해야 하며, 신선한 재료로 직접 조리한 음식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영양보충이 필요할 경우에도 인 함량이 낮은 식품군을 선택하고, 필요 시 병원에서 영양사와 상의해 맞춤형 식이조절이 이뤄져야 합니다. 환자분은 최근 입맛이 없어서 가공식품을 많이 먹은거지만, 평소에는 자주는 먹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현재 입원하면서 컨디션이 점차 좋아지는걸 느끼기 때문에 집에 가서는 건강하게 섭취 할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보이셨습니다.

혈액투석과 메니에르가 수분 제한이 필요한 이유

혈액투석과 메니에르병 모두에게 수분 섭취 제한은 반드시 지켜야 할 치료 수칙입니다. 각각의 질환에서 수분 과잉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이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예기치 않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혈액투석 환자는 배뇨 기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온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평소 물, 국물류, 수분 많은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축적되어 부종, 고혈압, 폐부종, 심부전 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투석을 통해 일정량의 수분을 제거할 수는 있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 모든 수분을 제거하기는 어렵고, 급격한 체중 감소로 저혈압이나 근육경련 같은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메니에르병은 내이의 체액 균형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분 섭취가 많아지면 내림프액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어지럼증, 이명, 청력 저하 같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염식과 함께 수분 제한을 병행하면 체액 균형이 안정되면서 증상의 빈도와 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 질환 모두에서 과도한 수분 섭취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서 삶의 질 저하와 합병증 유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수분 섭취는 반드시 의료진이 제시한 범위 내에서, 음식 속 숨은 수분까지 고려해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결론

이번 환자 사례처럼 혈액투석과 메니에르병이라는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가진 경우, 식사요법은 더 섬세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 두 질환은 모두 저염식과 수분 제한이 기본이며, 과일이나 고구마처럼 흔히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음식도 체내 칼륨이나 수분 축적 위험을 고려해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가공식품은 인 함량이 높고 염분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하며, 단맛이나 신맛, 식감 등을 이용한 맛있고 실천 가능한 저염식 레시피를 활용해 식욕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병원에서 저염식을 접해보셨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생활 속 식사에서도 점차 적응할 수 있습니다.

투석과 어지럼증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도 식이조절은 치료의 중심축입니다.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식단을 통해 체력과 영양 상태를 회복하고, 일상 속 불편함도 줄여나가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영양 상담과 실천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