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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과 기름진 식사를 즐기는 투석 환자

by 다른별 2025. 5. 28.

혈액투석을 받는 당뇨 환자에게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치료' 그 자체입니다. 외래에서 만난 환자는 중국인 40세 여성으로, 당뇨를 앓고 있다가 합병증으로 혈액투석을 시행 예정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녀의 식사 형태가 기름지고 간식이 많은 전형적인 중식 스타일이라는 점입니다.

키 155cm에 체중 72kg, 표준체중 대비 140%를 넘는 비만 상태에서 세 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도 항상 허기를 느끼고, 과일과 고구마, 밀가루 간식을 자주 찾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특히 과일은 한 번에 3~4개씩 먹는다고 하는 등 식사 외 간식 섭취량이 주식보다 많은 구조는 혈당과 체중 조절 모두에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었습니다.

기름지고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하는 식습관, 과도한 탄수화물 간식, 비만의 조건들이 합쳐져, 혈당은 쉽게 조절되지 않았고 결국 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당뇨와 투석이라는 이중 질환 상황에서, 이 식사 습관은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작성해 보겠습니다.

간식 중심 식사가 투석 환자에게 위험한 이유

환자분의 경우, 간식이 단순한 간헐적 식욕 해소가 아닌 하루 식사 구조의 중심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환자분께서는 '밥은 하루 세 번 먹는다'라고 말씀하시면서도, 과일을 한 번에 3~4개씩 드시고, 고구마나 감자, 빵, 만두 등을 자주 섭취하고 계셨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간식들이 칼륨, 인 함유량도 높고 당지수도 높다라는 점입니다. 과일도 하루 한두 조각 정도로 조절해서 드셔야 하는데, 한 번에 여러 개씩 섭취할 경우 당분 과잉은 물론 칼륨 섭취까지 급증하게 됩니다. 고구마, 감자, 빵, 만두 역시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단순 탄수화물이 많고, 투석 환자에게는 체중 증가와 수분 과잉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간식들은 식사 직후가 아닌 공복 시간대에 자주 섭취되는 경우가 많아, 혈당의 급격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혈당 롤러코스터'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이는 결국 당화혈색소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며 공복 혈당까지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만들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간식들의 양을 하루 총 탄수화물 섭취량으로 환산해 보면, 주식보다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환자분의 식사 구조는 하루 세끼가 아닌 '간식을 포함한 여섯 끼"에 가까운 상태였으며, 이는 혈당뿐 아니라 체중 관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간식은 혈당 안정을 위한 보조 수단이어야 합니다. 환자분에게 투석과 당뇨가 같이 있을 시 드셔야 할 간식등을 설명드리고, 환자분의 권장섭취량에 맞는 간식 1번의 섭취량을 설명드렸습니다. 환자분은 투석에서 단백질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끼니마다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노력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절로 간식의 양도 줄어들어서 관리하기가 좀 더 편해졌다고 하셨습니다.

혈액투석 중 식후 허기를 부르는 식사 구조

이 환자분은 하루 세끼를 빠짐없이 챙기며, 공기밥 한 공기 이상에 다양한 반찬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겉으로 보면 영양 섭취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식후에 자주 허기를 느끼는 것은 단순한 양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당뇨로 인한 혈당 조절 실패와, 투석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소 균형이 함께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높거나 급격히 변화하는 상태에서는 세포가 에너지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뇌는 이를 '에너지 부족'으로 오인해 허기를 유발합니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당뇨 환자에게 흔한 현상입니다. 여기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구조가 반복되면 식후 혈당 변동이 커지고, 허기는 더욱 자주 반복됩니다.

투석 환자의 경우, 단백질 섭취는 늘리고, 수분과 칼륨·인 등 특정 전해질은 제한해야 하는 이중적인 영양 원칙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이 환자분은 상대적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고, 기름지고 짠 조리법으로 식사의 밀도는 높지만 질적으로는 불균형한 구조였습니다. 이런 식사는 식후 일시적인 포만감만 줄 뿐, 단백질 부족과 혈당 불균형이 함께 작용해 금세 다시 허기를 유발하게 됩니다.

실제 상담 후 단백질 반찬을 의식적으로 챙겨 드시자, 포만감이 증가하고 간식 욕구가 줄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세 끼를 먹는데도 배가 고팠던 이유는 단순한 식사량이 아니라, 당뇨와 투석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한 식사의 질과 균형 문제였던 것입니다.

기름진 중식 위주의 식사는 체중과 혈당 모두 위협한다.

환자분께서는 '볶음이나 튀김을 자주 해 드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국식 식단 특성상 센 불에 빠르게 볶아내는 조리법이 많고, 기름 사용량도 상당한 편입니다. 이는 단순한 취향을 넘어, 식사의 영양 구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기름에 볶거나 튀긴 음식은 직접적으로 혈당을 높이지는 않지만,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기름진 음식은 소화 및 흡수를 지연시켜 식후 고혈당 상태를 더 길게 지속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완만해질 수 있으나, 혈당이 오래 높게 유지되는 구조로 인해 당화혈색소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 볶음과 튀김 요리는 일반적으로 칼로리가 높고 포화지방 비율이 높기 때문에 체중 증가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환자분은 현재 표준 체중 대비 140% 이상의 고도비만 상태이며, 이러한 식사 구조는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켜 혈당 상승의 원인이 됩니다. 특히 육류 섭취 빈도도 높은 편이라, 기름진 조리법이 동반될 경우 이중의 대사적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셋째, 혈액투석 환자에게 지방 과잉 섭취는 혈중 지질 이상 및 체중 증가에 따른 심혈관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투석 중에는 단백질과 에너지 섭취를 충분히 유지해야 하지만, 그 방법이 기름 위주의 조리법일 경우 대사성 산증이나 체내 염증 유발 위험도 커질 수 있습니다.

이 환자분의 경우, 중식 식단을 완전히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보다 건강한 조리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산패가 되지 않았고, 불포화지방산이 들어가 있는 건강한 기름을 쓰도록 합니다. 또한 기름에 튀기지 않아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오븐,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됩니다. 또한 데치기나 찜등의 조리법을 사용하도록 독려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론

이 환자분의 사례는 단순히 기름진 음식을 좋아해서 혈당이 높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간식이 식사를 대체하고, 기름진 조리법이 일상화되며, 문화적 식습관이 고착된 상태가 당뇨와 비만, 그리고 혈액투석이라는 복합적인 질환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혈당 조절은 약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무엇을 먹는가 보다 '어떻게 먹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세끼 식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간식을 절제하며, 볶고 튀기는 조리법 대신 굽고 찌고 삶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 이 단순한 식사 구조의 변화가 장기적인 혈당 안정과 체중 조절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본인의 식습관을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바꾸기보다는, 가능한 것부터 실천해 나가 보시기 바랍니다. 기름 사용량을 줄이고, 과일 양을 절반으로 줄이고, 하루 한 끼라도 균형 잡힌 식사로 구성해 보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당뇨병과 혈액투석, 이 두 가지 질환은 모두 식사의 질과 구조가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태입니다. 오늘 실천하는 작은 변화가 내일의 혈당 수치와 삶의 질을 바꾸어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