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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투석 환자도 즐기는 건강하게 바꾼 세계 요리

by 다른별 2025. 4. 20.

지중해식 식단 식재료
지중해식 식단 식재료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에게 식사란 단순한 끼니를 넘어서 치료의 일부입니다. 그런데 제한이 많은 식단을 계속 유지하다 보면 식욕이 떨어지기 쉽고, 심리적인 부담도 큽니다. 이럴 때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접목한 식단은 새로운 자극과 재미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원래 레시피 그대로가 아닌, 신장병 환자에게 맞게 조정된 저염, 저칼륨, 저인 레시피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영양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식사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세계 요리 4가지를 소개합니다.

지중해식 요리: 올리브오일과 토마토를 활용한 영양 밸런스

지중해식 식단은 건강한 식습관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올리브오일, 생선, 토마토, 채소류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식재료들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식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토마토와 생선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조리법만 잘 바꾸면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마토는 칼륨이 많기 때문에 생으로 먹기보다는 데쳐서 칼륨의 양을 줄이고, 조리 시에는 껍질을 벗겨 갈아 넣으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중해식 구운 생선은 저인·저칼륨 생선(도미, 가자미 등)을 사용하고 소금은 생략한 채 허브와 올리브오일을 활용해 맛을 살립니다. 올리브오일은 1작은술 정도로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감자, 시금치 등 고칼륨 채소는 피하고, 가지나 쥬키니처럼 비교적 칼륨이 낮은 채소를 선택하여 구성하면 지중해식의 핵심을 살리면서도 안전한 식사가 가능합니다.

  • 주요 식재료: 흰살 생선, 올리브오일, 토마토, 가지, 주키니
  • 조리 팁: 채소는 물에 데쳐 칼륨 제거, 허브로 향 조절, 소금은 생략

일본식 가정식: 감칠맛은 살리되 나트륨은 줄입니다.

일본식 요리는 대체로 담백하고 작은 양의 반찬이 여러 개 나와 균형 잡힌 식사를 구성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일본 가정식은 국물 요리가 많고 간장, 된장, 미림 같은 조미료의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순전히 흉내만 내면 나트륨 과잉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본 원리인 '얕은 맛의 층을 쌓는 조리법'은 응용할 만합니다.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저염된장과 무즙을 혼합한 육수를 활용하면 감칠맛을 살리면서도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임상영양사로서 조리팀에 제안했던 방법 중 하나는, 말린 표고버섯과 다시마를 물에 우려내 자연적인 감칠맛을 낸 후, 이를 희석해 미소된장과 함께 소량 사용한 것입니다. 조리 전에는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제거하고, 국물 양을 최소화해 제공합니다. 이처럼 간은 낮지만 풍미는 유지하는 방식은 투석 환자에게도 식사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섭취율을 올리는 데도 효과적이었습니다.

또한 가정식 기준으로 저염 간장으로 무나 가지를 간단히 조림하거나, 구운 호박, 오이 무침 등 생채소보다 데친 채소 위주로 구성한 식단도 제공하였습니다. 단백질원으로는 '닭고기 데리야끼’ 같은 메뉴도,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 때 간장 양을 줄이고 식초나 자몽즙, 생강즙 등을 활용하면 훨씬 건강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계란 흰자를 활용하기도 하고, 밥은 백미 또는 귀리 혼합밥을 1/3 공기 정도로 제한하여 제공했습니다.

  • 주요 식재료: 닭고기, 달걀, 단호박, 저염간장, 생강
  • 조리 팁: 조림류는 짧게, 간장은 희석해서 사용, 절임류는 피함

3. 북유럽식 식단 : 섬유질은 살리고 칼륨은 줄인다

덴마크나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라이브레드(호밀빵) 위에 다양한 토핑을 얹은 오픈 샌드위치가 인기입니다. 이 빵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포만감도 높지만, 일반적으로는 인 함량이 높고 나트륨이 첨가된 제품도 많아 혈액투석 환자에겐 주의가 필요합니다. 병원 현장에서는 인 함량이 낮은 저인 통밀빵이나 무첨가 통곡물빵을 선택했습니다. 토핑은 염장된 연어나 훈제 햄 대신 저염 닭가슴살, 삶은 계란 흰자, 오이나 파프리카 슬라이스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특히 채소는 생이 아닌 데친 형태로 제공해 칼륨을 줄였고, 드레싱은 요거트를 희석하거나 올리브오일과 식초를 소량 사용해 풍미를 더했습니다. 이처럼 시각적으로 예쁘고 간편한 식단은 식욕이 떨어진 투석 환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영양소 조절이 필수인 환자 식단에서도 '외국식' 스타일을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예입니다.

  • 주요 식재료: 저인 통밀빵, 무첨가 통곡물빵, 저염 닭가슴살, 삶은 계란 흰자, 오이, 파프리카
  • 조리 팁: 올리브오일, 식초를 소량 사용해 풍미 더하기, 채소는 데쳐서 사용

베트남식 저지방 요리: 쌀국수도 건강하게 즐겨요

베트남 요리는 담백하고 기름기가 적어 혈액투석 환자에게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특히 쌀국수는 인기가 많은데, 국물에는 나트륨이 많기 때문에 마시기보다는 면과 고명만 골라 먹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 자체를 집에서 만들 경우, 다시마나 양파, 마늘, 생강 등으로 육수를 낸 후 저염 간장이나 라임즙을 활용해 감칠맛을 더하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고명으로 올리는 고기류는 삶거나 찐 형태로 사용하고, 숙주와 채소는 데쳐서 칼륨을 줄인 뒤 곁들이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생 라임, 고수, 바질 같은 향채소를 넣으면 소금 없이도 향긋하고 만족스러운 식사가 가능합니다. 쌀국수 외에도 베트남식 샐러드(고이꾸온) 같은 메뉴도 저지방 고단백이라 활용도가 높습니다.

  • 주요 식재료: 쌀국수 면, 닭가슴살, 숙주, 라임, 고수
  • 조리 팁: 국물은 건더기만, 삶은 고기 사용, 향채로 풍미 올리기

결론: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안전하게 즐기려면

혈액투석 환자도 얼마든지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각국 요리를 건강하게 변형하는 영양사의 시선이 필요하고, 나트륨, 칼륨, 인 등의 제한을 고려한 조리가 핵심입니다.

음식이 맛없다고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조리법의 변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허브, 향신료, 데치기, 희석하기 같은 조리 팁을 기억한다면 식사 만족도는 물론 건강 관리까지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